
가끔 주변에서 같은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보면 지루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저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가편본을 받고, 그 때부터 그냥 계속 봅니다. 보고. 수정하고. 보고. 수정하고의 반복이죠.
솔직히 조금 지루할 때도 있기는 합니다..ㅎㅎ
그런데 막상 일을 하다 보니 한 장면을 반복해서 보는 이유는
'실수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익숙함을 경계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더 큽니다.
처음 보는 장면에서는 전체 분위기를 먼저 보게 됩니다.
두 번째는 스킨톤이 보이고, 세 번째는 배경의 색 균형이 보입니다.
그리고 몇 번을 더 보다 보면 처음에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던 작은 밝기 변화나
색의 연결감(콘티뉴이티, 채도, 명도, 컬러 볼륨 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특히 D.I 작업은 한 컷만 잘 만들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사진이 아니고 영상이니까요.
앞 장면과 다음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개별 컷은 완벽한데 시퀀스로 보면 어색한 경우도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작업 중에는 한 컷보다 여러 컷을 이어서 재생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오늘도 새벽까지 마지막 확인을 하면서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던 장면을 다시 수정했습니다.
작은 수정이었지만, 전체적인 콘티뉴이티와 "감정"은 훨씬 안정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이 드네요.
요즘 같이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많아진 시대에서는
이런 작은 차이가 결국 작품의 완성도와 디테일을 만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Colorist Kim-